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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0.20 스킨 수정 2
- 2008.10.06 그게 어떻게 네 꿈이야. 움직이질 않는데. 2
- 2008.09.30 그분이 강림하셨습니다.
- 2008.09.21 오키나와 피스로드 이야기 #2 아부치라가마
- 2008.09.20 사람이 희망인가? 2
- 2008.09.11 오키나와 피스로드 이야기 #1 구름바다
- 2008.09.11 오키나와 피스로드 이야기 # intro
- 2008.08.26 아줌마에 대해서. 2
- 2008.08.26 동아리 1
고장 난 신호등 대신해서 허우적거리고 매연 냄새에 찌들어가는 게 행복하냐고
아, 물론 인정해.
사람은 누구나 제각각 이라서
돈이 최고인 사람, 김치 한 조각에 밥만 먹어도 되는 사람,
그 돈 다 모아서 이디오피아 난민에게 보내놔야 다리 뻗고 자는 사람. 다양하지.
옳고 그를 건 없어. 다 자기가 제 따라 살 뿐이야.
그래서 넌?
강건우, 네 가치에 따라 지금 이 순간 행복하냐고….
하나만 물어보자.
지휘 배우고 싶다는 거….
배우고 싶었습니다.
근데?
꿈으로 그냥 놔둘 겁니다.
꿈?
그게 어떻게 네 꿈이야. 움직이질 않는데.
그건 별이지. 하늘에 떠 있는, 가질 수 없는, 시도조차 못 하는 쳐다만 봐야만 하는 별
누가 지금 황당무계 별나라 이야기하재?
네가 뭔가를 해야 될 것 아니야.
조금이라도 부딪치고 애를 쓰고 하다못해 계획이라도 세워봐야,
거기에 네 냄새든 색깔이든 발라지는 게 아니야!
그래야, 네 꿈이다 말할 수 있는 거지!
아무거나 갖다 붙이면 다 네 꿈이야!
그렇게 쉬운 거면 의사, 박사, 변호사, 판사! 몽땅 갖다 네 꿈 하지 왜?!!
꿈을 이루란 소리가 아니야.
꾸기라도 해보라는 거야!
사실, 이런 이야기 다 필요 없어.
내가 무슨 상관있겠어?
평생 괴로워할 건, 너인데.
난,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놈이구나.
꿈도 없구나, 꾸지도 못했구나 .
삶에 잡아먹혔구나.
평생 살면서 네 머리나 쥐어 뜯어봐.
죽기 직전이나 돼서야,
지휘?
단말마의 비명 정도 지르고, 죽든지 말든지.
-베토벤 바이러스 5회 강마에의 대사 중-
드라마를 보다가 대사가 가슴깊이 박혀버렸다.
내 가치에 따라서 넌 지금 행복해?
뭔가를 하고 있냐구
하지도 않으면서,
난 이정도 밖에 안되는 놈이구나 자책하고 있잖아.
라는 말을 누군가가 나에게 한다면, 나는 지금 할말이 없다.
내 꿈은 무엇인가
평화가이드 아니야씨.
아부치라 가마로 들어가는 입구는 상당히 좁았다.
가마 안에는 오키나와전 당시 사람들이 썼던 집기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
부상당한 사람들이 있던곳, 상처를 입은이들이 있던곳 등, 가마안의 여러 장소들이 어떤곳이었는지는 여러 주민들의 증언에 힘입은바 크다고 한다. 그곳에는 일본군'위안부'들이 있었던 곳도 있었다.
아니야씨는 잠시만 전등을 끄라고 했다. 전등이 꺼졌을대 어둠에 주위의 소리들이 더 크게 들린다.
과거의 흔적을 훑으러 왔던 우리들은 저 출구가 반가웠지만, 미군들이 언제들어올지 두려워했던 이들에게 저 출구의 의미는 어떤 것이었을까.
가마 안의 습기로 카메라 렌즈도 뿌옅게 흐려졌다. 내 눈도 흐려진다.
출구근처에 있던 위령비에는 센바즈루(千羽鶴)가 있었다. 비명에 갔던 많은 영혼에 명복을...
사람들이 올라가는 모습을 찍느라 조금 늦게 올라갔다. 밖에 나오니 가마안의 습기때문에 눈앞이 부옇게 흐려진다. 흐려진 시선에 위령비라고 써있는 조그만 팻말이 보인다. 팻말을 따라가니 위령비와 센바즈루가 걸려있고 햇살이 조용히 움직인다.
문득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어느 시인은 오랬동안의 수감생활을 마친 후사람만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누군가 그걸 그 시인만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은 희망이 아니다.
아이리스 장은 "난징대학살"이라는 책의 서문에서 "인간이 인간에 대해 저지른 만행을 기록한다면
그 연대기는 길고도 참혹한이야기로
가득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거창하게 이제까지 인류역사에 있었던 많은 전쟁들, 아니 일제시대말기 전쟁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일제시대에 있었던 731부대의
생체실험, 일본군'위안부'피해,들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얼마전에 갔던 오키나와에서
조금이나마 느낄수 밖에 없었지만, 자식을, 부모를
죽여야 했던 많은 죽음과 그 상황들을 보더라도
가장 무서운 것은, 가장 잔인한 것은 사람이다.
그래, 사람은 희망이 아니다.
이전 피스로드에서 어떤이가 나에게 물었다.
네가 만일 그 당시 일본군이었을 때 넌 위안소에 가지 않았을 것인가?
그때는
자신있게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지금은 그 자신있던 "아니"대답이 불안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접하기 전에 내가 군대에 있었고 전쟁이 일어났다면 난 과연 '위안소'에 가지 않았을까?
이제는 "아니"라고 쉽게
대답할 수 없다. 사람은 상황의 동물이다.
상황은 사람을 천사로, 악마로 만들 수 있다.
사람은 희망이 아니다.
그래서,사람이 희망이라는 말은 사람이 희망이 아니라는 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람이 희망이 되게 만드는 것도 희망이 되는것도
사람이다.
40여명이 죽었던 오키나와의 한 가마에서 얼마떨어지지 않은 다른 가마,
미국에 이민을 했던 경험으로, 미군은 귀신이 아니다 라고
사람들을
설득한 두 노인의 힘으로 그 가마의 사람들은 살 수 있었다.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 역시 사람이다.
사람은 희망이 아니지만 그래서 희망이 되어야 한다.
덧 : 가끔 광고나 영화, 드라마들에서 보이는 4050마케팅들...
난 소위 '그때가 좋았었지'라는," 옛날이 좋았지"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사람의 기억이란 과거의 힘들었던, 불편했던 일들을 추억으로 만든다.
정말로 그때로 돌아가면 사람들은 행복할까?
아니, 그때로 돌아갈 수 없기에
사람들은 그 때를 미화시키고 추억으로 만든다.
기다림, 인내가 아름다웠을까?. 그때는 기다리고,
인내할 수 밖에 없었을 거다.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고있다. 언젠가 군에 있을 때, 제주도에 수송기를 타고 갈 기회가 있었다.
그때는 등뒤에 창문이 있어서 그렇게 보고싶어하던 하늘이었는데, 한참 신기해서 구릅을 보다가, 어느새 햇볕에 눈이 부셔서, 어느새 창문을 그저 닫아버리게된다.
여행이란 거창한게 아니라 그저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게 외국이던 동네공원이던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때 보이는 것은 새로운 것이다. 한참 바쁜 날에서 잠시 벗어나서 오키나와로 간다. 배봉기 할머니가 있었던 곳, 2차대전때 유일하게 일본군의 전투가 벌어졌던 곳, 70년대까지 미국의 땅이었던 곳, 지금도 미군기지가 모여있는곳, 그리고 그를 둘러싸고 많은 이들이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곳, 이곳에서 어떤 것을 보게될까, 기대된다.
언젠가 나눔의집에서 밥을 먹고 설겆이를 하고 있던 중, 같이 설겆이를 하던 이가 나에게 "집에서는 설겆이 해요?"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때 대답을 어떻게 얼버무렸는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많이 부끄러웠던 기억만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저녁을 먹고 그릇을 치울때면 엄마는 언제나"엄마가 할께, 놔둬"란 말을 하시곤 했다. 내가 설겆이를 잘 못하는 것도 있지만 내 머릿속에 설겆이는 당연히 엄마가 해야 했던 일이었던거다.그 이후로 내가 밥을 먹고 나서 설겆이는 될수 있는 한 하는 편이지만, 왜 그게 당연한 것이었을까, '내가 여자아이였어도 그랬을까'라는 생각은 계속들었다.
아줌마가 하는일과 엄마가 하는 일이란 것은 같은 이야기이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남편과 사회와 가정에 이바지 하는것인가? 그것을 다른 사람이 하면 안되는 것인가? 고민할 문제면서, 잘 정리가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