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시 오십오분 막차거든요, 빨리 뛰어가세요"
에고, 첫 출발부터 심상치 않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막차만 남았다는 말에, 이제 출발한다는 말에 뛰어서 겨우 버스를
타고 해남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기댄다.
원래는 11월30일에 출발을 하려고 했었다. 어제 밤새 술마신것
때문에 오전내내 고생을 했으니깐.(속이쓰려 중간에 깼는데...
이런적이 없었는데말야...)세시정도에 겨우 정신을 차려
호빵하나를 데워먹고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원래는 오늘 출발예정인데...'라는 생각이 미치자
'에이 오늘이나 내일이나 마찬가지지'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고
생각났을때 일을 저질러(?)버리는데 나을거란 생각에
그냥 출발해 버렸다.
버스안의 전등은 꺼지고 좌석을 한껏 뒤로 젖혔으나 잠이 오질
않는다. 눈을 감았다가도 계속 떠지는건 왜일까...
아~ 얼마나 바라던 여행이던가. 그 기대감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해남에 도착하니 10시... 우연히 보길도로 간다는
(보길도는 땅끝 아래쪽의 섬이다.) 한 커플을 만나 쉽게
찜질방을 찾을수 있었다.
찜질방 마루에 엎드려 일기를 쓴다. 어쨌든 첫날은 잘 보낸 셈인데...
아직 본격적으로 출발하진 않았어도 왠지 예감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