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인가.
흔히 보게되는 샘터, 좋은생각같은류의 잡지나 요새 많이 나오는
에세이 카툰집등을 보면 세상은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듯한
모습으로 묘사되기가 일쑤다. 그래. 그런눈길로 세상을 바라보는것도
좋겠지. 하지만 그런 눈길들은 우선 철저한 현실의 인식위에있어야
하지 않을까. 현실의 인식이 없는 그러한 식의 용서(?)나 이해들은
지금의 나처럼 현실도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언제나 그렇지만 현실을 직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임과 동시에
개인의 마음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그것을 외면할수는 없지 않나.
당신들은 가판대의 행복한 이야기들에 희망을 보는가.
그런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꾹 다문 입, "우리애도 2학년10반이란 말이에요"
라고 소리치며 부자의 손을 잡고 뛰어가는 부자의 어머니의
아직도 울지않는 얼굴을 보면서 또다른 희망의 의지를 볼수
있을테니.
ps: 주위의 분들은 언제든지 말하시길.. 밥 한번으로 빌려드릴테니^^
(그정도 가치는 충분히 있는 책이라구)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했다. 미치지 않으려면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남이 미치지 못할 경지에 도달하려면 미치지 않고서는
안된다. 미쳐야 미친다. 미치려면, 미쳐라, 지켜보는 이에게
광기로 비칠만큼 정신의 뼈대를 하얗게 세우고, 미친듯이 몰두하지
않고는 결코 남들보다 우뚝한 보람을 나타낼 수가 없다.
<정민, 미쳐야 미친다中>
도서관에서 아는 후배의 책을 찾아주다가 빌린책이다.
한번을 쭈욱 읽어본 결과, 열하일기의 내용을 소개해주고
어느 측면에서 재미를 느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열하일기의가이드북'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 든다.
중간중간에 되새김질을 해 볼 내용이 많다. 특히 연암의 여행을
유목에 빗대서 쓴 글은 역시 여행객의 눈길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꽤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해 주었다.
주마간산하듯 책을 읽는 버릇을 가진 나에게 오래간 만에
한달여를 생각하게 만들었던 책이며
또한 단지 이름만 알고있던 연암 박지원에 대해 관심을 갖게하고
조선 후기 조선의 청나라에 대한 시각의 한 측면을 알려준 책이고
가이드북이 그 곳의 모든것을 보여주지 않듯이... 열하일기를
꼭한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책이기도 하다.
책갈피
14p
도시인들이 보는 전원, 동양인의 눈에 비친 서구, 서구가 발견한
동양,사실 이런건 모두 외부자가 낯선땅을 흘낏 만나보고서 자신의
상상속에서 만들어 낸 허상 아닌가.
16p
이질적인 마주침과 신체적 변이를 경험하지 못한다면 어떤 화려한
여행도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한 패션 혹은 레저 이상이 되기 어렵다.
89p
'심해를 항해하고 돌아온 자만이 발산할 수 있는 강철같은 명랑함'
108p
문제는 한 시대가 가지는 사유체계및 인식론의 표현방식이다
그것은 단지 내용을 담는 그릇이나 매개가 아니라 내용을 '선규정'
하는 표상의 장치이다. ...(중략)...말하자면 문체는 사유가 전개되는
초보적 장인 셈이다....(중략)...좀더 비근한 예를 들자면 지금
대학에서 양산하는 학문체계는 논문이라는 표현형식을 모든
구성원에게 부과한다. 그러므로 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대학이
부과하는 코드화된 연표체계를 습득해야만한다. 예컨데 서,본,결론
으로 구성되어야 하고 서론에서는 문제제기를 하고 연구사를
정리한뒤 연구방법을 제시한다. 또 결론에서는 본문의 내용을 정리
하면서 남는 과제를 제시한다는 식으로 사용되는 문장형식도
몇가지로 정해져있다. 이런 틀에 맞추려면 당연히 담을 수 있는
내용도 한정될 수 밖에 없다. '그나물에 그밥' 이 체계를 일탈하는
순간, 그것은 지식의 경계밖으로 축출된다.
만약 논문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문체를 사용했다고 하자.
아에 논문제출단계에서 짤리고 만다. 그정도까지 갈것도 없이 약간
만이라도 '아카데믹한' 어법에서 벗어나면 당장 제동이 걸리는게
대학의 현실이다....(중략)... 지금도 사정이 크게 달라진것 같지 않다.
문체야 말로 체제가 지식인들을 길들이는 가장 첨단의 기제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바로 그런 이유때문에 문체는 지배적인 사유를 지배하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문턱이기도
하다
133p
여행과 유목을 전혀 다른 것이지만 여기서 여행과 유목을 아름답게
포개진다. ... (중략)... 표면의 충돌을 세심한 촉수로 낱낱이 잡아내는것...
159p
낯설고 이질적인 공간은 언제나 모험의 대상이며 공간적 이질성이
주는 장벽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여행은 불가능하리라. 다른한편
두려움과 경이를 느끼지 못한다면 여행은 허망하기 짝이없다.
283p
하나의 유일무이한 시점을 고집하는 한 사물의 다양성과 이질성은
함몰되고만다.
300p
90년대 초반 크게 히트한 만화 <남벌>을 기억하는가? 일본을
정벌한다는 똣을 지닌 , 남벌역시 북벅의 20세기적 변주에 다름아니다.
그뿐인가, 틈만나면 요동벌판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공상역사소설들이
등장하여 북벌에 대한 꿈을 부추기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303p
말똥구리는 스스로 말똥을 여겨 여룡의 영의주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여룡또한 여의주를 가지고 스스로 뽐내고 교만하여 저 말똥을 비웃지
않는다. 『선귤당농소』
344p
흔히 호질을 타락하고 위선적인 사대부에 대한 풍자가 핵심이라
이해되지만 더 중요한 포커스는 범의 시점으로 인간 일반을 바라보는
데에 있다. ...(중략)... '인간외부'의 시선으로 인간보기,<호질>의
진짜 문제설정은 이것이다.
덧붙임
검색을 하다보니 "홍어빵"이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분이
정말 잘 정리를 해 주셨다.
http://blog.naver.com/tb/okbadac/80005217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