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2008. 7. 16. 00:35
인터넷을 헤엄치다가. 이 글을 발견했다.
이전의 내가 생각난다.
갓 군대라는 곳에서 벗어나서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난 은둔을 꿈꾸었기 보다는 은둔 그 자체였다.
소심해서 자살을 꿈꾸지도 못했고, 어설픈 짝사랑밖에 못했고,
열정적으로 세상의 권위에 부딪히지도 못했으며
(아니, 이미 세상의 권위에 순종하는 것 만 몸에 배인 상태였다)
나이에 삼자가 들어가기도 전에 문화적인 삼십대가 시작된 거였다.
광석이 형의 목소리만 하루종일 들었으며,
산천은 의구하나 인걸은 간곳 없던 학교에서 방황하면서 침전했다.
한자 한자 읽으면서 그때의 생각이 난다.
이미 서른이 얼마 안남은 이십대를 보내면서, 다시 은둔을 꿈꾸고 있다.
과연 그것이 스무살 무렵의 은둔과 같은 것인지,
아니면 스무살 무렵에 하지 못한 은둔을 지금 꿈꾸고 있는건지 그건 아직 잘 모르겠다.

다시 은둔을 꿈꾸는 친구에게  

Posted by 자료실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