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2007. 3. 1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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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지는 알았는데 값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벼르고만 있던 책 ,
박건웅씨의 노근리 이야기가 도착했다. (  "노근리 이야기"는 정일용씨의 "그대 우리아픔을 아는가"를 원작으로 한 만화다.노근리학살을 소설의 형식으로 한것 같은데 아직 원작을 안 읽어 봐서... 구해봐야지...)

2003년 겨울, 땅끝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걸었던 여행 중에 우연히 노근리 쌍굴을 갈 기회가 있었다.정확이 2003년 12월 29일이었군, (아쉽게도 디카를 사기 전이라 사진이 없다. ), 노근리 이야기를읽고나서 "그곳이 그런 곳이었구나."란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그래, 그랬다.

2003,12,29 일기중..
노근리, 영동역에서 노근리 사건형장이 영동에 있다는 걸 어렴풋하게  봤지만, 그곳을 이렇게 지나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철길 아래 나 있는 조그마한 굴다리, 하얀색으로 표시되어서 더욱 눈에띄는 총알자국이 5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선명하기만 하다. 그 선명함 만큼 그때의 피해자들의 가슴에 남아있는 상처는 깊은 것이아리, 외신에 의해 그 실체가 주목받게된 노근리사건, 그리고 그제서야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주목받기 시작했고, 그리고 그렇게 알려진 후에야 또 입을 열 수 있었던 또다른 노근리사건들....
그리고 2003년의 겨울 , 이제 다시 사람들의 사이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노근리 사건.
식어버린 언론과 또다시 무감해진 사람들, 그리고 아직까지 노근리 사건 현장으로 모이는 어르신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진실을 말하지 못한 역사는 되풀이된다." 라는 말처럼우리는 다시 과거를 잊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50년 동안 남아있는그 총알 흔적이 다시 뒤돌아서는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밤늦게 책장을 덮고났을때도 그냥 안타까운 생각 뿐이었는데 그런 마음으로 그냥 잠들 수 있었는데 , 아침에 학원을 갔다가 잠시 집에오는 버스 안에서, 명하니 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다,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에 어쩔줄을 몰랐다. 그저 하염없이 울면서, 그 수많은 죽음을 밟아서고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구나..그런 생각이 들었다.

엊그제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한 말이 생각난다. "지금 우리가 민주화 민주화 이야기를 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난게 아냐, 6월항쟁이 바로 20년전이라고, 이제 겨우 야만적인 폭력이 사라졌을 뿐이야"
그래.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 때가 불과 20여년, 참혹이란 말조차도 설명하기 어려웠던 전쟁이 불과 50여년전. 나라를 잃은것이 80~90여년전... 뭔가 엄청나게 시간이 흐른 것 같지만, 정말,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야기... 지난 몇십년간, 우리나라는 앞만보고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많은것들을 가지고 달려왔지만 그렇게 달리던 동안 우린 또 많은 것을을 놓치고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까....
역사를 공부한다는건, 잠시 뒤돌아보면서 우리가 놓쳐 왔던 것을 하나하나 줍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 "노근리 이야기 "는 꽤 두껍고 무거운 책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책보다도, 더 무거운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프고, 슬픈 이야기지만 그래도 그 이유때문이라도
봐야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링크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 진상 사례모음
박건웅씨의 블로그
"새만화책" 홈페이지 기사
06/12/8 박재동의 스케치 기사
Posted by 자료실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