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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10 봄날.
주절주절2007. 4. 10. 11:21

어제 저녁나절에도
누군가 만나서 잠시 앉아있었는데.
봄 햇살이 참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봄이구나.
라는 생각. 다시 봄이 왔구나 라는 생각.

보통 남자들은 가을을 많이 탄다고 하는데.
나는 거의 사계절을 다 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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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따뜻한 봄 햇살이 좋다.
군에 처음 들어갔을 무렵 설겆이 끝내고 잠시 나와서 앉아있을 때의 봄 햇살.
사무실에서 아침청소 확 끝내놓고 창 밖에 잠시 나와서 아침 햇살을 볼 때의 기억이
아직도 눈을 감으면 아련하게 떠오른다. 물론 군 안에서 나쁜 기억도 많았지만.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이, 왜곡되거나 잊혀지거나 아니면 포장이 되는 것 처럼
아마도 그 햇살은 기억 속에서 잘 포장되어 있나보다.

여름은 덥지만. 가끔가다 불어오는 바람이 좋다.
예전에 여행을 갔을 때, 뜨거운 햇볕에 달궈졌던 아스팔트 길이
잠시 소나기로 확 식는걸 본 적이 있다.
물이 증발하면서 그 시원한 기분,

가을은 뭐 다들 타시니까 패스^^

겨울은 눈이 올때의 풍경이 좋다.
그래서 난 눈만오면 사람들한테 이리저리 연락해서 눈이 온다고 떠벌리고 다닌다.
뭔가 세상을 하얗게 덮는다는... (하지만 그 안의 것들이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은
그 하얀 눈세상의 한계일지도...)
폭설주의보를 뚫고 오대산의 정상에 올라갔을 때 내리던 눈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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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도서관으로 출근하면서,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서, 일부러 천천히
걸으면서 왔다.
약간 흐렸지만.
그래도 길 가에 꽃들이 피어있는 모습이 참 예쁘다라는 생각.
그리고 봄이라는 생각....


어쨌든 다시 봄이 왔다.
내 인생에서 내게 다시는 오지않을 2007년의 봄.

그런 의미에서
매번 오는 봄은 하나같이 소중할지도.

그래. 봄날은 간다.
당연한 거다. 봄날은 간다.
그렇다고 봄만가나?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세상도, 사람도 다 간다.
그것밖에 없기에.
지금 이순간은 내게 유한한 것이기에.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게 아닐까.


요 몇달, 한참 게으름을 피웠다.
나태만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나를 괴롭혔고, 또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한발한발 옮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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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에게 말했다.
"믿을만한 사람인가요?"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런 나라도 이끌고 가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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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시리 생각만 많아지는 걸 보면
봄을 타긴 타나보다...^^

Posted by 자료실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