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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28 교과서문제
주절주절2008. 11. 28. 02:24

이래저래 교과서문제로 말이 많은 요즘이다. 사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국정(그래, 이나라는 아직까지 국정교과서라구.)교과서가 아니라 근현대사 선택 교과서 중에서 일부(라고는 하지만 금성출판사라는건 개나소나 다 알고있다.) '좌편향'적 교과서 이다.

사실 나는 근현대사 교과서가 도입되기 전에 고등학교를 나왔으니까, 지금아이들이 어떻게 배우는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고3때 황당했던 국사시간은 아직 잊을 수 없다. 국사교과서는 내가 배울 때는 상하로 나뉘어져 있었다. 원래는 고등학교 일학년때, 아니면 이삼학년때 나눠서 배워야 했을 그 교과서를 이놈의 학교는 고3때 상하권 진도를 다 빼버렸다. 그러니 수업의 내용이야 말할필요도 없지. 이부분은 시험에 나온다. 밑줄쫙, 돼지꼬리 뱅뱅~~의 연속이었다. 일학기 중간고사때 삼국이 통일되고, 기말고사때 어, 고려가 망하네, 2학기 중간고사때 조선이 망하고, 일제시대에 발을 담그려다 곧 수능이었다. 수능끝나고 기말고사? 쳤는지 안쳤는기 기억도 안난다. 지금 전공이 일제시대이긴 하지만 고등학교때 배웠던 일제시대의 느낌은, '~~~ 했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좌절'의 연속이었다.

사실 국사학과에 들어가게 된 것도, 막연하게 뭔가 더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고, 대학에 들어가서, 그 뭔가 더는 교과서나 책이 아닌 선배들에게서, 도서관의 책들에게서 배우게 되었다. 그때 알았던 것은 딸딸딸 외우기만 하면 되는 교과서 속의 내용과는 정말로 다른 것이었다. 일본의 전쟁에 휘둘렸을 때, 왜 조선여성들은 성노예로 끌려갔었는지, 아니, 그런 사실조차 있었는지, '건국의 아버지'인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은 왜 국민들에게 쫓겨나야 했는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세워지기까지 얼마나 상식적이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졌는지, 제주도의 4월 3일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전태일이란사람의 죽음이 어떤 걸 의미하는지. 내가 태어나기 전, 경상도의 어느 남녀가 결혼하고 앞날을 약속하던 날, 전라도 광주에서는 무슨일이 일어났는지...그때그때마다, 난 왜 이런 사실들을 배우지 못했을까 고민했고, 고등학교때 '그럼 내가 배운건 뭐였을까.'라고 물었다. 아마도 어쩔수 없었을(지도 모를) 국사선생을 원망했으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만들어진 나라인지 다시 생각했다.

교과서가 좌편향이란다. 그들은 제주도를, 광주를, 전태일을 대학에 와서야 배웠던 사람들이 80년대 어떻게 변했는지 잊어버린 걸까? 그걸 대학에나 와서야 배울 아이들이 "우리가 배운건 뭐였나'라고 의문을 가질 때 그들은 무엇이라 말할 것인가.

덧. 결국 서울시 교육청의 '현대사 특강'이 시작되었단다. 애들이 불쌍타


Posted by 자료실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