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웃음소리2008. 7. 4. 13:50

"언제한번 야경 찍으러 가자" 정원이가 카메라를 사고서 계속 했던 말이다. 학원을 다니는게 바쁘고 나도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었는데, 마침 기말페이퍼도 끝났길래 불렀다. 학원끝나고, 한밤중에 둘이서 남산에 올랐다.
바로바로 나오는 디카에 비해서, 필카는 실패할 까봐 참 조마조마 해진다. 그리고 처음찍어보는 야경이라... 잘 찍었는지도 모르겠고, 스캐너가 안좋아서 먼지도 같이 스캔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사진보다는 벗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서 올랐던 그 분위기가 더 좋았다.

김인의 『그림자 소묘』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시골에서 올라온 주인공이 도심의 가로등을 보면서, 그리고 별이 없는 서울의 하늘을 보면서, 하늘의 별이 다 땅으로 떨어졌다고 혼잣말을 했었다.
가끔 불이 환하게 밝혀진 서울의 가로등을 보면서, 사람들의 꿈이 저렇게 밤늦게까지 밝혀져 있는것이 아닌지 혹은 사람들의 욕망이 그렇게 밝혀진 것인지, 생각이 들었다.

한밤중에 서울의 모습은 매일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볼만한 풍경임은 틀림없는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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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20초에서 30초 정도 노출을 주었는데, 하다가 흔들려 버렸다. 필름을 스캔하다가, 문득 흔들린 사진도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자료실 고양이